크리에이티브 매트릭스 안에서의 삶

#03 Living Within the Creative Matrix

 사토시 이시지마와의 대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도쿄에서 활동한 후, Satoshi Ishijima는 고향인 토야마로 돌아갔습니다. 이 선택은 뿌리로의 회귀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자신의 작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결정이기도 했습니다. 100㎡가 넘는 넓은 창고형 공간에서 이시지마는 매우 독특한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삶과 일이 분리되지 않은 창작 공간입니다. 그의 빈티지 컬렉션, 현재의 디자인, 아카이브 피스, 심지어 개인 트레이닝을 위한 체육 공간까지 모두 한 공간에 공존하며, 작업과 끊임없는 시각적 대화를 나눕니다.

“나는 내 디자인 속에서 살고 있어요.”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러한 몰입형 환경은 그의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개선해 주었고, 결과적으로 제품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고 믿습니다. 과거 활동 무대였던 도쿄의 창의적/상업적 에너지를 여전히 소중히 여기지만, 이제 그의 진정한 영감의 원천은 토야마입니다. 이러한 의도적인 선택은 그의 작업 전반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일본 빈티지 문화에서 주류를 이루는 아메리칸 모터사이클 재킷 대신, 왜 브리티시 모터사이클 재킷에 집중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분명한 철학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지역성보다 ‘시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브리티시 디자인은 미국 바이커 문화의 상징인 거칠고 직선적인 ‘이지 라이더’ 미학과 달리, 보다 정제된 교외 라이딩 문화의 감성을 담고 있었습니다. 또한 영국에서 선호되던 얇고 부드러운 쉽스킨은 다른 가죽에 비해 보온성도 뛰어났습니다.

소재를 대하는 태도 역시 같은 결을 갖고 있습니다. 이시지마는 일부러 잘 알려지지 않은 태너리들과 작업합니다. 그는 자신을 비주류 식재료로 정통 요리를 만드는 셰프에 비유합니다. 고베 비프는 누구나 이미 맛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하죠. 그는 아직 충분히 탐구되지 않은 재료로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이 철학은 부츠 제작으로도 이어집니다. 재킷과 부츠 제작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자, 그는 두 공정이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부츠에 더 적합한 가죽, 재킷에 더 어울리는 가죽은 존재하지만, 이를 관통하는 정신은 동일합니다. 구조에 대한 집요한 집착, 소재 소싱에 대한 신중함,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 에이징되고 개성을 쌓아갈지를 끝까지 고민하는 태도 말입니다. 그의 재킷이든 부츠든, 착용자는 동일한 장인정신을 경험하게 됩니다.

최근 그의 디자인은 시카고에서 열린 Boot Camp 트레이드 쇼에서 일본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소개되었고,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왜 자신이 선택되었는지는 아직도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이 경험은 그가 오래전부터 믿어온 확신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디테일에 진심으로 몰입해 이를 구현하면 사람들은 그
진정성을 알아본다는 것 말입니다.

젊은 시절 그는 빈티지 숍에서 옷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는 바람에 직원들이 불편해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 집요한 관찰은 이제 토야마의 창고에서 시작해, 전 세계 라이더들이 입는 그의 모든 작품 속에 살아 있습니다.